일본에서 이직하기 | IT기업으로 이직 6개월 된 후기

헬스장 갔다가 집오는 길

2024년 8월에 새 회사에 입사하고 딱 6개월이 지났다! (벌써?)
이직하고 6개월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미래의 나를 위해, 또 혹시 일본에서 이직할 예정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여,
이직 후기를 ①업무 내용, ②조건, ③사람의 세 개의 카테고리로 기록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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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업무 내용

첫 3개월동안은 분석부에서 조사나 데이터 분석 업무를 진행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나 기존에 실시한 분석이 많은데 관리하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서,
기존의 조사나 분석 결과를 일원화해서 관리하고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시용기간이 끝나자마자 타부서로 발령이 났고ㅎ 발령이 났을 때 새로운 상사랑 진행했던 1on1에서는
개발중인 AI 프로덕트의 PM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 분장을 받았는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니 개발은 여러 상황상 중지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뭘 하고 있냐면~ 마케팅 본부 전체의 AI활용을 추진하는 업무와 전직장에서의 경력을 살려서
엑셀을 사용하여 진행하던 업무의 자동화 & 단순히 데이터 집계를 넘어 인사이트를 발견하기 위한 대시보드를 구축하는 업무 두 가지를 진행하고 있다.

②조건

상향이직이었기 때문에 조건면에서는 꽤 만족하고 있다. 일본 신입 월급이 워낙 적기도 하지만, 신입으로 입사하고 받았던 월급에서 40% 정도가 올랐다.
사실 이직하기 직전에 그레이드가 올라서 따지고 보면 연봉이 크게 오르지는 않아서 아쉬움은 약간 남긴 하는데,
이직할 회사에서 주어질 기회와 가용할 수 있는 자원, 업무의 스케일 등등을 따져봤을 때 이 시기에는 돈 몇 푼 보다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들이 나에게 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새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몸값을 올리는데 집중해 보려고 한다.
상여는 이번 정규 평가 기간이 끝나고 여름 상여가 나오는 타이밍이 되어 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이직한 회사는 주택수당, 스톡옵션, 퇴직금 제도 등이 있어서 여러모로 이전에 비해 여유로워졌다.

③사람

이직하고 나서 가장 만족하는 것은 사람들이다. 사람에게서 영향을 잘 안받을 것 같지만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 편인데,
전 직장을 떠나기로 한 것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고, 나름대로 이유를 정리해서 결정을 내린 것이지만 사람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직한 회사는 학벌을 떠나서 똑똑하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고 (사실 학벌도 다들 좋음)
업무 내용이 어떻고 조직이 어떻고를 떠나 이것만으로도 이직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직한 부서의 상사는 도쿄대에서 석사까지 마친 후,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직장을 다니면서 히토츠바시대학에서 MBA까지 마친,
소위 사회에서 엘리트라고 불리는데 모자람이 없는 분이었는데, 나 똑똑해요라고 드러내려고 하는 부분이 없고 자연스럽게 업무나 대화에서 느껴지는게 멋있다고 생각했다. 또, 전공과 관련된 부서에서 커리어 쌓다가 커리어 체인지를 하신 케이스인데, 분석이 즐겁고 하고 싶어서 한다는 점도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결국 밖에서 보이는 껍데기에 집착하고, 나와 껍데기를 동일시하면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기도 했다.
이동한 부서의 상사가 주는 업무 진행 방식이나 보고에 대한 피드백도 굉장히 납득 가능한 형태로 나이스하게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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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을 하고 6개월을 보내면서 요즘 나를 움직이게 하는 모티베이션이 무엇인가 생각해보았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장 큰 모티베이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IT업계와 데이터 직무 특성상 매일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마케팅은 새롭게 도전하는 영역이라 도태될까봐 두려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내 즐거움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는 의도적으로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할 때 행복한지 의식하고 행동으로 옮겨보려고 한다.